결혼 17년 차, 주말부부 2년 차를 향해간다. 다니던 H그룹의 사업 일부분이 분사되면서 세종으로 일터가 옮겨졌다. 본의 아니게 주말 가족이 된 우리 가족이다.
서울 출장이 있어 어제 목요일에 집에 온 신랑. 밤새 몸살 기운이 있어 타이레놀 2알을 섭취했다고 했다. 평소 비염이랑 감기가 자주 걸려서 골골 대긴 해도 이번엔 느낌이 조금 다르다.
타이레놀 2알 덕분에 많이 아프진 않지만 주사라도 한 대 맞으면 어떨까 싶어 병원에 다녀오기로 한 신랑. 몸 상태를 말하니 신속항원검사를 하라고 했나 보다. 그런데 결과는 뜻밖의 두줄 ㅠㅠ
집에서 자가진단 했을 때 음성이더니 코로나가 걸린 거구나.
청정지역으로 우리 집은 여태껏 한 명도 안 걸렸었는데 신랑이 최초로 코로나 확진이다. 정말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담주 시험인 고등학생 큰 아이가 걱정이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니 어제 학원 가기 전 10분, 그리고 오늘 아침 10분 만난 게 전부다. 시험기간이라 학교, 학원, 스터디 카페 다니느라 바쁜 아들내미는 그나마 접촉이 적어서 다행이다.
신랑은 코로나 확진받자마자 약을 처방받고 집에 와서 짐을 싸서 다시 세종 오피스텔로 떠났다. 타이레놀 2알 덕분인지 컨디션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며 가고 나면 이불이며 모두 소독하고 칫솔까지 다 버리라는 신랑이다.
2시간여 거리를 또 운전하고 가야 하는 신랑이 애잔하게 느껴진다. 우리 불편할까 봐 혼자 격리하겠다고 세종으로 떠난 신랑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교차된다.
신랑 가고 신랑이 누웠던 방에 있던 모든 침대커버, 이불 등을 모두 빨았다. 여기저기 소독제 뿌리고 닦고 고등학생 큰 아이 오기 전까지 청소를 다 해놨다. 우리 세 사람은 반갑지 않은 손님이 방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가진단으로는 음성이지만 내일 아침 병원에 방문하여 신속항원검사는 해봐야지. 부디 무탈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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